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식빵 하나가 7300원

by 딘11 2022. 4. 22.

줄을 서서 빵을 사는 서울 성수동 밀도에 어쩐지 사람이 보이지 않았다. 매장 안에 들어가니 달랑 한 명뿐. '웬 떡이냐' 싶었다. 평소 즐겨 먹는 담백식빵 하나를 주문했다. 카드를 내밀었는데 포스기에 찍힌 금액이 7300원. 봉지당 5500원도 큰맘 먹고 구매했었는데 무려 33%가 올랐다. 러시아·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밀값이 올랐다더니 어느새 그 파고가 우리 식탁까지 덮친 걸 그제야 실감했다.

지난 주말엔 우유와 계란이 떨어져 인근 마트에 갔다. 매장이 열리자마자 10여 명이 우유와 유제품 코너에 뛰어가길래 뭔가 싶었다. 흘깃 쳐다보니 카트마다 우유와 유제품이 한가득 수북했다. 1+1행사였나 보다. 포켓몬빵 오픈런 뺨치는 현장이 낯설기만 했다.

물가가 전방위로 급등하고 있다. 칼국수 한 그릇 가격이 서울 지역에선 평균 8000원을 돌파했다. 자장면 한 그릇에 6000원이다. 국제유가가 배럴당 100달러를 돌파하더니 기름값 상승에 주유소 가기가 겁난다는 사람이 많다. 말 그대로 월급 빼고는 다 오르는 분위기다. 그동안 억눌렀던 전기·가스요금까지 인상되면 가뜩이나 팍팍한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더욱 쪼그라들 것이다.

인플레이션 불씨가 사방에 튀면서 한국은행은 지난주 기준금리를 1.5%로 인상했다. 6명 만장일치였다. 총재가 공석인데도 한 달을 더 기다릴 여유는 없었다. 국내 채권시장에 금리 발작으로 AA- 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 3.8%까지 치솟았다.

전문가들은 1990년부터 계속됐던 전 세계 저금리 상황이 이제 끝났고 긴축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예견한다. 앞으로 얼마나 물가가 더 오를지, 그에 따라 금리가 뛸지 알 수 없다. 유동성 파티가 끝나고 찾아온 긴축의 시대에서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. 빚을 줄여야 하고 리스크를 최소화해야 한다. "썰물이 빠졌을 때 비로소 누가 발가벗고 헤엄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." 워런 버핏의 말을 다시 한번 가슴에 새길 때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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